조직 문화

일을 더 재미있게 하는 방법: 성과 향상을 위한 보상과 동기부여의 심리학

2024. 9. 2.

thumbnail: how to boost intrincsic moitivation in the workplace
thumbnail: how to boost intrincsic moitivation in the work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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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은 좀 어떠세요?’ 라고 누군가 묻습니다. 여러분이 만약 조직문화를 관리하는 인사 담당자라면 이 질문을 조직 구성원들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있을 테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다양합니다. 재미가 없거나, 힘들거나, 지겹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성취를 맛보거나, 즐겁거나, 뿌듯하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요.


만일 전자에 속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하루 8시간씩, 일주일이면 40시간, 1년이면 2,920시간을 재미없는 일을 하느라 보내고 있다는 의미일 테니까 말입니다. 지금 ‘일이란 게 원래 그렇지’라는 생각이 들거나 평소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직장인이라면, 혹은 구성원의 몰입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나 제도를 고민하는 인사 담당자라면 이 글이 도움이 될 겁니다.




일을 대하는 동기의 유형: 외적 동기 & 내적 동기


우리는 왜 일을 할까요?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벌려고, 인정받기 위해, 신념을 이루기 위해서 등 사람들이 일을 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그리고 그중에는 아마 일 자체가 ‘재미있어서’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아마 대부분 이런 말을 들으면 의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이 재밌다고?’ 하면서 말이지요. 어떻게 해야 일이 재미있을 수 있는 걸까요? 그 비밀을 한번 파헤쳐 보겠습니다.


일을 대하는 두 가지 동기 유형



우선 두 가지의 상황을 한번 떠올려 봅시다. 먼저 회사에서 누가 시켜서, 혹은 해야 하니까 했던 일들을 생각해 보세요. 반대로 이번에는 내가 하고 싶어서 했던 일을 떠올려 보세요. 회사에서의 상황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취미나 쉬는 시간에 하는 일을 떠올려도 좋습니다. 이 두 상황에서 당신의 행동은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결과를 대하는 태도, 특히 기대 이하의 결과를 얻었을 때의 반응은 어땠나요? 그 일을 하면서 경험한 스트레스 수준이나, 심리적 상태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보통 전자의 경우 참고 견디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니 스트레스를 받기 쉽고, 많은 심리적 에너지와 노력이 들어갑니다. 심지어 이렇게 애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그만큼 좌절하기 쉽습니다. 결과에 쉽게 좌우되는 것이지요. 반대로 후자는 과정에 집중합니다. 하고 싶어서 하는 활동이기에 참고 견디느라 큰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아도 되니, 심리적 자원의 효율이 향상합니다.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이 목적이기 때문에, 비교적 결과의 성패에 적게 영향을 받고 쉽게 회복합니다. 오히려 긍정적인 경험으로 충전되는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 두 상황의 차이는 동기(motivation)에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외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와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라고 정의합니다. 먼저 전자와 같이 우리의 어떤 행위가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발생할 때, 외적 동기(extrinsic motiviation)가 작용합니다. 누군가의 요청이나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혹은 안정이나 성공 등을 얻기 위해 지금 애써서 참고 하는 모든 일이 여기에 속합니다. 반대로 후자는 행위 자체가 목적입니다. 이때 발생하는 동기는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가 됩니다. 뭔갈 얻거나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 행위를 하기 위해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재미있어서 하는 일들이 바로 내적 동기에 의해 벌어집니다. 내적 동기에 의해 움직이면 사람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더 적극적이고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성원의 동기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보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노력하는 내적 동기가 더 바람직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보상이 있으면 일이 재미 없어진다는 기존의 오해


그런데, 재미로 시작한 취미가 돈을 받는 일이 되면서 힘들어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실제로 심리학자들은 한 때 돈과 같은 보상이 있으면 내적 동기가 줄어든다고 여겼습니다. 이는 우리의 뇌가 설명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아무 보상 없이 일을 할 때는 다른 원인이 없으니 그 일 자체가 재미있거나 의미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지만, 보상이 들어오면 달라집니다. 우리 뇌가 ‘어라, 나 이거 돈 때문에 하는 건가?’ 하고 착각하면서 기존의 일에 대한 의미가 변하고, 내적 동기가 외적 동기로 바뀌어 버린다는 겁니다.


한 편으로 이는 스스로 혹은 조직 구성원의 동기를 관리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이야기입니다. 현실적으로 내적 동기와 몰입을 높이려고 보상 없이 일을 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더해서 생각해 보면,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거나 생계를 유지하는 외적 동기로 일을 하므로, 아무런 보상 없이 조직을 운영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설명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누가 시켜서 혹은 해야 하니까 시작한 일에서 예상치 못한 재미를 발견한 경험이 있지 않으신가요? 그래서 어느 순간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먼저 찾게 되는 일 말입니다. 예를 들어, 처음엔 너무 가기 싫었던 운동이 언젠가부터 점점 재미가 붙고, 나중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하게 되는 것처럼요.


실제로 최근 내적 동기와 보상의 관계를 바라보는 심리학자들의 해석은 변화해 왔습니다. 동기를 연구하는 유명한 미국의 사회 심리학자 아예렛 피쉬바흐(Ayelet Fishbach)와 동료 케이틀린 울리(Kaitlin Woolley)가 새로운 비밀을 밝힌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동안의 심리학 연구는 보상의 여부가 내적 동기에 미치는 영향만 비교했습니다. 반면 이 두 학자는 보상의 유무가 아닌 보상의 시점, 즉 언제 보상을 받느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결론은 아마 예상하셨겠지만, 보상이 있어도 일의 재미가 사라지진 않습니다. 오히려 일이 재미있어질 수 있습니다. 보상을 주는 시기, 보상을 받는 경험만 적절하다면 말입니다.




동기와 몰입을 높이는 보상 방법: 빠르고 즉각적인 보상


보상을 최대한 빠르게, 즉각적으로 제공하면 내적 동기가 증가합니다. 앞서 언급한 두 사람의 연구에서 진행한 실험을 살펴보겠습니다. 실험 참가비를 주고 사람들을 모은 다음, 집단을 셋으로 나눴습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틀린 그림 찾기를 시킵니다. 이때, 첫 번째 집단에는 틀린 그림 찾기를 끝내는 대가로 그 자리에서 바로 추가 보상금을 줬습니다. 반면, 두 번째 집단에는 틀린 그림 찾기를 끝내는 대가로 한 달 뒤에 추가 보상금을 줬습니다. 한편 세 번째 사람들에게는 추가적인 보상금 없이 틀린 그림 찾기를 시켰습니다. 이후 사람들이 틀린 그림 찾기를 다 끝내면, 연구자가 세 집단에게 똑같이 묻습니다.


‘실험은 종료됐습니다. 원한다면 틀린그림 찾기를 계속하셔도 돼요. 다만 더 하셔도 추가 보상은 없습니다. 계속하시겠어요?’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그 자리에서 바로 보상금을 받은 사람들은 약 84%가 대가 없이도 틀린 그림 찾기를 계속했지만, 한 달 뒤에 보상을 받기로 한 사람들은 약 70%가 계속했습니다. 단순히 즉각적으로 보상을 줬을 뿐인데 무려 14%의 사람들이 대가 없이도 자발적으로 과제를 하겠다고 한 겁니다.


보상의 지급 시기가 내적 동기에 미치는 영향 그래프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걸까요? 답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우리의 뇌가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행동과 보상 사이의 시간 간격이 짧을수록, 뇌는 이 둘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즉, 보상을 받아서 생긴 즐거움이 과제 때문이라고 착각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결과적으로 보상이 없어도 과제를 계속하고 싶어지는 겁니다.




보상을 통한 동기부여를 현업에 적용하기


그럼 이걸 우리가 실제로 업무를 하는 상황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이제 새로운 습관으로 우리의 뇌를 속이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일을 할 때 동기부여하는 방법


우선 여러분의 일터에서 가능한 즉각적인 보상을 찾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보상이 꼭 돈일 필요는 없습니다. 보상이 크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소소하더라도 확실하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찾아보세요. 책상 서랍에 있는 간식의 달콤함, 할 일 목록을 지울 때의 뿌듯함 등등 말입니다. 중요한 점은 즉각적으로 기분이 좋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다음엔 작은 규칙을 만들면 됩니다. 일을 끝내면 바로 보상을 줍니다. 보상이 빠를수록 뇌가 착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내적 동기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이걸 반복하세요. 처음에는 보상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뇌가 속지 않으려고 할 겁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자연스러워지는 시점이 오면, 여러분은 자신의 동기를 훨씬 잘 다루고 있을 겁니다.


만약 마련할 보상이 마땅치 않다면, 우리의 주의를 돌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일을 너무 하기 싫을 때, 그 일에서 내가 지금 당장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이익에 집중해 보는 겁니다. 여기도 포인트는 시간입니다.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너무 멀고 추상적인 이익이 아니라, 당장 일을 끝냈을 때를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료를 조사라면 당장 내 지식이 한 줄 더 늘어난다는 사실, 사용감 좋은 자판 두드릴 때의 기분 좋음, 뿌듯함 또는 안도감 등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업무를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이 업무에서 내가 당장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뭐가 있을지 한번 생각하고 정리해 보세요.


이런 방법을 활용해서 자기만의 사소한 습관과 규칙을 만들고 적용하면 일이 지루하거나 하기 싫은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내적 동기를 활용해서 일을 조금 더 재미있게 몰입해서 할 수 있게 됩니다.




몰입으로 업무 성과 높이기


내적 동기를 활용한 업무 몰입으로 성과를 높이세요.


대다수의 경우 우리는 일을 도구적 행위로 여깁니다. 무언가를 얻거나 현재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으로 이야기되는 경우가 빈번하지요. 그러다 보니 일은 참고 견뎌야 하는 것으로 생각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에 일을 하는 그 많은 시간을 전부 의미 없는 혹은 단순한 인고의 시간으로 넘겨버리고 싶은 사람은 알고 보면 별로 없을 겁니다. 사소한 순간에라도 의미를 느끼고 싶어 하는 것이 사람의 특성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법에 대한 사소한 정보 한 줄로 단번에 삶이 바뀌는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이를 잘 활용한다면 일을 하는 순간과 순간, 하루하루의 경험은 더 좋은 방향으로 달라질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면 많이 그리고 가까이에 여러분을 위한 즉각적인 보상을 하나쯤은 마련해 두시길 권합니다.


이렇게 업무에 대한 동기를 관리하면 몰입도가 증가하고, 실제로 많은 조직 심리 연구에서 몰입도는 성과를 예측하는 주요한 변인으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당장은 하기 싫은 일을 해내기 위한 동기부여 전략일지라도, 장기적으로는 나의 업무 성과까지 연결될 수 있습니다.


먼 미래의 이익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은 하기 힘든 업무가 있을 때 내적 동기를 끌어올려서 어떻게든 이 일을 좀 더 편하게 해내기 위한 나만의 전략을 하나 더 얻었다고 생각하고, 당장 오늘이나 내일 회사에서 이런 상황이 생기면 한번 적용해 보세요. 분명 어떤 방향으로든 도움이 될 겁니다.




핵심 요약


HRD, 조직문화 인사 담당자를 위한 팁 💡

  • 내적 동기는 구성원의 업무 몰입자율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구성원의 업무 몰입과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업무에 대한 보상은 최대한 빠르게 전달하세요.

  • 보상의 종류는 금전뿐만 아니라 인정과 칭찬 등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합니다.

  • 내적 동기를 높이는 방법에 대한 교육과 함께, 구성원들이 활용할 작은 보상을 곳곳에 배치해도 좋습니다.

  • 주의할 점: 원래 금전적인 보상이 없던 일에 금전적 보상을 추가할 때는 일의 해석이 바뀔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보상의 목적을 분명히 하여 업무 과정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에 집중하되 즉시성을 고려하세요.



내적 동기를 높이기 위한 실천 포인트

  1. 내가 해야 하니까 했던 일하고 싶어서 했던 일을 정리해 보세요.

  2. 나의 업무 환경에서 내 기분을 좋게 만드는 소소하더라도 확실한 보상 목록을 정리해 보세요.

  3. 현재 주어진 업무를 끝냈을 때, 지금 당장 내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의 목록을 정리해 보세요.



함께 살펴보면 좋을 자료

  • 도서: 반드시 끝내는 힘 - 아예렛 피쉬바흐(Ayelet Fishbach), 2022

  • 논문: Fishbach, A., & Woolley, K. (2022). The structure of intrinsic motivation. Annual Review of Organizational Psychology and Organizational Behavior9(1), 339-363.



참고 문헌

Woolley, K., & Fishbach, A. (2018). It’s about time: Earlier rewards increase intrinsic motiva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114(6), 877.


‘요즘 일은 좀 어떠세요?’ 라고 누군가 묻습니다. 여러분이 만약 조직문화를 관리하는 인사 담당자라면 이 질문을 조직 구성원들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있을 테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다양합니다. 재미가 없거나, 힘들거나, 지겹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성취를 맛보거나, 즐겁거나, 뿌듯하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요.


만일 전자에 속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하루 8시간씩, 일주일이면 40시간, 1년이면 2,920시간을 재미없는 일을 하느라 보내고 있다는 의미일 테니까 말입니다. 지금 ‘일이란 게 원래 그렇지’라는 생각이 들거나 평소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직장인이라면, 혹은 구성원의 몰입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나 제도를 고민하는 인사 담당자라면 이 글이 도움이 될 겁니다.




일을 대하는 동기의 유형: 외적 동기 & 내적 동기


우리는 왜 일을 할까요?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벌려고, 인정받기 위해, 신념을 이루기 위해서 등 사람들이 일을 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그리고 그중에는 아마 일 자체가 ‘재미있어서’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아마 대부분 이런 말을 들으면 의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이 재밌다고?’ 하면서 말이지요. 어떻게 해야 일이 재미있을 수 있는 걸까요? 그 비밀을 한번 파헤쳐 보겠습니다.


일을 대하는 두 가지 동기 유형



우선 두 가지의 상황을 한번 떠올려 봅시다. 먼저 회사에서 누가 시켜서, 혹은 해야 하니까 했던 일들을 생각해 보세요. 반대로 이번에는 내가 하고 싶어서 했던 일을 떠올려 보세요. 회사에서의 상황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취미나 쉬는 시간에 하는 일을 떠올려도 좋습니다. 이 두 상황에서 당신의 행동은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결과를 대하는 태도, 특히 기대 이하의 결과를 얻었을 때의 반응은 어땠나요? 그 일을 하면서 경험한 스트레스 수준이나, 심리적 상태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보통 전자의 경우 참고 견디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니 스트레스를 받기 쉽고, 많은 심리적 에너지와 노력이 들어갑니다. 심지어 이렇게 애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그만큼 좌절하기 쉽습니다. 결과에 쉽게 좌우되는 것이지요. 반대로 후자는 과정에 집중합니다. 하고 싶어서 하는 활동이기에 참고 견디느라 큰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아도 되니, 심리적 자원의 효율이 향상합니다.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이 목적이기 때문에, 비교적 결과의 성패에 적게 영향을 받고 쉽게 회복합니다. 오히려 긍정적인 경험으로 충전되는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 두 상황의 차이는 동기(motivation)에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외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와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라고 정의합니다. 먼저 전자와 같이 우리의 어떤 행위가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발생할 때, 외적 동기(extrinsic motiviation)가 작용합니다. 누군가의 요청이나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혹은 안정이나 성공 등을 얻기 위해 지금 애써서 참고 하는 모든 일이 여기에 속합니다. 반대로 후자는 행위 자체가 목적입니다. 이때 발생하는 동기는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가 됩니다. 뭔갈 얻거나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 행위를 하기 위해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재미있어서 하는 일들이 바로 내적 동기에 의해 벌어집니다. 내적 동기에 의해 움직이면 사람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더 적극적이고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성원의 동기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보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노력하는 내적 동기가 더 바람직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보상이 있으면 일이 재미 없어진다는 기존의 오해


그런데, 재미로 시작한 취미가 돈을 받는 일이 되면서 힘들어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실제로 심리학자들은 한 때 돈과 같은 보상이 있으면 내적 동기가 줄어든다고 여겼습니다. 이는 우리의 뇌가 설명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아무 보상 없이 일을 할 때는 다른 원인이 없으니 그 일 자체가 재미있거나 의미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지만, 보상이 들어오면 달라집니다. 우리 뇌가 ‘어라, 나 이거 돈 때문에 하는 건가?’ 하고 착각하면서 기존의 일에 대한 의미가 변하고, 내적 동기가 외적 동기로 바뀌어 버린다는 겁니다.


한 편으로 이는 스스로 혹은 조직 구성원의 동기를 관리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이야기입니다. 현실적으로 내적 동기와 몰입을 높이려고 보상 없이 일을 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더해서 생각해 보면,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거나 생계를 유지하는 외적 동기로 일을 하므로, 아무런 보상 없이 조직을 운영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설명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누가 시켜서 혹은 해야 하니까 시작한 일에서 예상치 못한 재미를 발견한 경험이 있지 않으신가요? 그래서 어느 순간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먼저 찾게 되는 일 말입니다. 예를 들어, 처음엔 너무 가기 싫었던 운동이 언젠가부터 점점 재미가 붙고, 나중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하게 되는 것처럼요.


실제로 최근 내적 동기와 보상의 관계를 바라보는 심리학자들의 해석은 변화해 왔습니다. 동기를 연구하는 유명한 미국의 사회 심리학자 아예렛 피쉬바흐(Ayelet Fishbach)와 동료 케이틀린 울리(Kaitlin Woolley)가 새로운 비밀을 밝힌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동안의 심리학 연구는 보상의 여부가 내적 동기에 미치는 영향만 비교했습니다. 반면 이 두 학자는 보상의 유무가 아닌 보상의 시점, 즉 언제 보상을 받느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결론은 아마 예상하셨겠지만, 보상이 있어도 일의 재미가 사라지진 않습니다. 오히려 일이 재미있어질 수 있습니다. 보상을 주는 시기, 보상을 받는 경험만 적절하다면 말입니다.




동기와 몰입을 높이는 보상 방법: 빠르고 즉각적인 보상


보상을 최대한 빠르게, 즉각적으로 제공하면 내적 동기가 증가합니다. 앞서 언급한 두 사람의 연구에서 진행한 실험을 살펴보겠습니다. 실험 참가비를 주고 사람들을 모은 다음, 집단을 셋으로 나눴습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틀린 그림 찾기를 시킵니다. 이때, 첫 번째 집단에는 틀린 그림 찾기를 끝내는 대가로 그 자리에서 바로 추가 보상금을 줬습니다. 반면, 두 번째 집단에는 틀린 그림 찾기를 끝내는 대가로 한 달 뒤에 추가 보상금을 줬습니다. 한편 세 번째 사람들에게는 추가적인 보상금 없이 틀린 그림 찾기를 시켰습니다. 이후 사람들이 틀린 그림 찾기를 다 끝내면, 연구자가 세 집단에게 똑같이 묻습니다.


‘실험은 종료됐습니다. 원한다면 틀린그림 찾기를 계속하셔도 돼요. 다만 더 하셔도 추가 보상은 없습니다. 계속하시겠어요?’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그 자리에서 바로 보상금을 받은 사람들은 약 84%가 대가 없이도 틀린 그림 찾기를 계속했지만, 한 달 뒤에 보상을 받기로 한 사람들은 약 70%가 계속했습니다. 단순히 즉각적으로 보상을 줬을 뿐인데 무려 14%의 사람들이 대가 없이도 자발적으로 과제를 하겠다고 한 겁니다.


보상의 지급 시기가 내적 동기에 미치는 영향 그래프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걸까요? 답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우리의 뇌가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행동과 보상 사이의 시간 간격이 짧을수록, 뇌는 이 둘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즉, 보상을 받아서 생긴 즐거움이 과제 때문이라고 착각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결과적으로 보상이 없어도 과제를 계속하고 싶어지는 겁니다.




보상을 통한 동기부여를 현업에 적용하기


그럼 이걸 우리가 실제로 업무를 하는 상황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이제 새로운 습관으로 우리의 뇌를 속이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일을 할 때 동기부여하는 방법


우선 여러분의 일터에서 가능한 즉각적인 보상을 찾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보상이 꼭 돈일 필요는 없습니다. 보상이 크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소소하더라도 확실하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찾아보세요. 책상 서랍에 있는 간식의 달콤함, 할 일 목록을 지울 때의 뿌듯함 등등 말입니다. 중요한 점은 즉각적으로 기분이 좋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다음엔 작은 규칙을 만들면 됩니다. 일을 끝내면 바로 보상을 줍니다. 보상이 빠를수록 뇌가 착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내적 동기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이걸 반복하세요. 처음에는 보상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뇌가 속지 않으려고 할 겁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자연스러워지는 시점이 오면, 여러분은 자신의 동기를 훨씬 잘 다루고 있을 겁니다.


만약 마련할 보상이 마땅치 않다면, 우리의 주의를 돌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일을 너무 하기 싫을 때, 그 일에서 내가 지금 당장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이익에 집중해 보는 겁니다. 여기도 포인트는 시간입니다.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너무 멀고 추상적인 이익이 아니라, 당장 일을 끝냈을 때를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료를 조사라면 당장 내 지식이 한 줄 더 늘어난다는 사실, 사용감 좋은 자판 두드릴 때의 기분 좋음, 뿌듯함 또는 안도감 등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업무를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이 업무에서 내가 당장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뭐가 있을지 한번 생각하고 정리해 보세요.


이런 방법을 활용해서 자기만의 사소한 습관과 규칙을 만들고 적용하면 일이 지루하거나 하기 싫은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내적 동기를 활용해서 일을 조금 더 재미있게 몰입해서 할 수 있게 됩니다.




몰입으로 업무 성과 높이기


내적 동기를 활용한 업무 몰입으로 성과를 높이세요.


대다수의 경우 우리는 일을 도구적 행위로 여깁니다. 무언가를 얻거나 현재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으로 이야기되는 경우가 빈번하지요. 그러다 보니 일은 참고 견뎌야 하는 것으로 생각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에 일을 하는 그 많은 시간을 전부 의미 없는 혹은 단순한 인고의 시간으로 넘겨버리고 싶은 사람은 알고 보면 별로 없을 겁니다. 사소한 순간에라도 의미를 느끼고 싶어 하는 것이 사람의 특성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법에 대한 사소한 정보 한 줄로 단번에 삶이 바뀌는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이를 잘 활용한다면 일을 하는 순간과 순간, 하루하루의 경험은 더 좋은 방향으로 달라질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면 많이 그리고 가까이에 여러분을 위한 즉각적인 보상을 하나쯤은 마련해 두시길 권합니다.


이렇게 업무에 대한 동기를 관리하면 몰입도가 증가하고, 실제로 많은 조직 심리 연구에서 몰입도는 성과를 예측하는 주요한 변인으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당장은 하기 싫은 일을 해내기 위한 동기부여 전략일지라도, 장기적으로는 나의 업무 성과까지 연결될 수 있습니다.


먼 미래의 이익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은 하기 힘든 업무가 있을 때 내적 동기를 끌어올려서 어떻게든 이 일을 좀 더 편하게 해내기 위한 나만의 전략을 하나 더 얻었다고 생각하고, 당장 오늘이나 내일 회사에서 이런 상황이 생기면 한번 적용해 보세요. 분명 어떤 방향으로든 도움이 될 겁니다.




핵심 요약


HRD, 조직문화 인사 담당자를 위한 팁 💡

  • 내적 동기는 구성원의 업무 몰입자율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구성원의 업무 몰입과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업무에 대한 보상은 최대한 빠르게 전달하세요.

  • 보상의 종류는 금전뿐만 아니라 인정과 칭찬 등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합니다.

  • 내적 동기를 높이는 방법에 대한 교육과 함께, 구성원들이 활용할 작은 보상을 곳곳에 배치해도 좋습니다.

  • 주의할 점: 원래 금전적인 보상이 없던 일에 금전적 보상을 추가할 때는 일의 해석이 바뀔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보상의 목적을 분명히 하여 업무 과정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에 집중하되 즉시성을 고려하세요.



내적 동기를 높이기 위한 실천 포인트

  1. 내가 해야 하니까 했던 일하고 싶어서 했던 일을 정리해 보세요.

  2. 나의 업무 환경에서 내 기분을 좋게 만드는 소소하더라도 확실한 보상 목록을 정리해 보세요.

  3. 현재 주어진 업무를 끝냈을 때, 지금 당장 내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의 목록을 정리해 보세요.



함께 살펴보면 좋을 자료

  • 도서: 반드시 끝내는 힘 - 아예렛 피쉬바흐(Ayelet Fishbach), 2022

  • 논문: Fishbach, A., & Woolley, K. (2022). The structure of intrinsic motivation. Annual Review of Organizational Psychology and Organizational Behavior9(1), 339-363.



참고 문헌

Woolley, K., & Fishbach, A. (2018). It’s about time: Earlier rewards increase intrinsic motiva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114(6), 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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